[앎-識]/위빠사나(명상)

[아짠차 문답]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한 2008. 5. 17. 14:31

 

      열심히 수행을 하고 있는데,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수행에서 뭔가를 성취하려 하지 마십시오.

해탈을 얻으려 하거나 깨달음을 얻으려는 그 욕망이 바로 그대의 해탈을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수행은 자기하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열심히 할 수 있으며 밤낮을 가리지 말고 정진하면 됩니다. 하지만 뭔가를 성취하고자 하는 욕망을 항시 품고 있다면 결코 평안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와 같은 욕망은 회의와 불만의 원인이 될 뿐입니다. 욕망으로부터 지혜가 나오는 법은 없습니다. 오로지 놓아 버리십시오.

마음챙김으로 몸과 마음[오온: 물질, 감정, 인식, 반응, 의식]을 관찰하고 그 무엇이든 성취하려 하지 마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명상 수행을 시작해 마음이 가라앉을 만하면 즉시 , 벌써 첫째 단계에 왔나? 대체 얼마나 더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맙니다. 그저 수행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만이 제일입니다.

수행자는 높낮이를 염두에 두지 말고 자기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그대로 꾸밈없이 주시해 보아야만 합니다. 관찰을 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분명하게 보이게 됩니다. 마음 집중시키는 법을 완전히 터득한다면 자신이 지금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수행의 본질에 관해 내가 무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해탈을 측정하거나 분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계속 수행만 하십시오. 모든 것이 자연히 본래의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수행을 할 때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 지켜 보십시오. 그렇게 해 나가면 지혜와 통찰력이 저절로 일어날 것입니다. 만약 좌선하겠다고 앉아서 수행이 이러저러하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차라리 그 자리에서 그만 두는 편이 낫습니다. 수행 속에 어떤 이상이나 기대를 끌어들이지 마십시오. 지금까지 배운 것이나 의견들은 접어 넣어 두십시오. 그대는 모든 언어를 넘어서고 모든 상징들을 넘어서고 수행을 위한 계획들마저도 다 넘어서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지금 여기에서’ 드러나는 진리의 모습을 스스로 보게 될 것입니다.

만일 그대가 방향을 ‘안’으로 돌리지 않는다면, 결코 실상(實相)을 바로 보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