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짠차 문답] 마음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문 마음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답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리를 책 속에서 혹은 하나의 관념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마음에서 발견하는 일입니다.
아직도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다면 마음이 모든 것을 분명히 볼 수 있게 됨으로써, 스스로 초래한 조건에 얽매인 상황에서 풀려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순간순간 직면하는 모든 상황의 원인과 결과를 통찰해 보아야 합니다. 다시 마음이 집착하게 되더라도 새로운 현상들 하나하나를 살펴 나가되, 절대로 관찰을 멈추지 말고 그대로 지속하여 그 현상들의 실체를 꿰뚫으십시오.
그렇게 되면 집착은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할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스스로 수행해 왔던 방법입니다.
그대가 좌선에 들면서 감각적 대상과 접촉하지 않게 되기를 바라거나, 아무 생각도하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면, 그 바람 자체가 바로 욕망입니다. 생각과 싸우면 싸울수록 생각은 더 힘이 세어질 뿐입니다. 생각 따위는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수행만 하십시오.
감각의 대상과 접하게 되면 그저 관찰하십시오. 그리하여 그 모두가 단지 무상하고, 불만족스럽고, 실체가 없는 것임을 통찰하십시오. 모든 것을 이 세 가지 특성에 비추어 계속 관찰하십시오.
그리하면 마음의 굴레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문 저는 출가 수행자가 된 뒤로 어려움과 고통이 더 커졌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요…
답 여러분들 중에는 과거에 물질적 즐거움과 고등 교육, 외형적 자유를 누렸던 분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에 비하면 지금 여러분은 힘든 상황에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공부 과정에서 어느 정도는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고통을 마감시켜 줄 고통을 겪어야만 하니까요.
화가 나거나 속이 상할 때야말로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붓다께서도 번뇌가 스승이라고 했습니다. 교육 정도와 세속 지식이 낮은 사람일수록 수행하기가 쉬운 법입니다. 참고 견딤은 우리 수행의 필수 요소입니다.
나도 젊었을 때 절망에 빠지는 날이 많았습니다. 아예 승복을 벗어 던지고 싶은 때도 있었고,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괴로움은 잘못 된 견해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대가 진리를 보았다면 자신을 견해와 관점에서 풀려 나오게(解脫) 됩니다. 그때에 모든 것은 평온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