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짠차 문답] 수행 덕분에 평온한 마음 상태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문 수행 덕분에 평온한 마음 상태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겠습니까?
답 좋은 현상입니다. 마음을 평온하게 가지고 삼매 상태에 머물도록 하십시오. 그 삼매의 결과를 몸과 마음을 관찰하는 데 쓰십시오. 마음이 평온을 유지하지 못할 때에도 지켜보기를 계속하십시오. 그러면 진정한 의미의 평온을 알게 될 것입니다. 왜냐고요? 마침내 무상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평온마저도 무상으로 보여져야 합니다. 혹시라도 평온 자체에 집착을 가진다면 평온하지 못할 때 고통을 당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버리십시오. 심지어 평온 그것마저도요.
문 저는 여러 해 동안 수행을 해 오고 있습니다. 마음은 열려 있고 거의 어떤 상황에서도 평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수준 높은 삼매와 마음의 몰입을 닦고 싶습니다.
답 그같은 수행은 그대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정신적 훈련들입니다. 좌선 수행을 통해 마음이 고요해지고 선정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훌륭한 도구로 쓰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선정 상태의 행복감이나 즐거움을 느끼는 맛에 좌선을 한다면 시간낭비 만 하는 셈입니다. 본래 수행이란 선정을 이룬 다음에 다시 그 선정을 몸과 마음의 본성을 관찰하는 데 쓰는 것입니다. 그것이 ‘해탈 수행’입니다.
그런 관찰이 이루어질 때에만 마음이 집중(定)을 이룰 수 있고 참다운 지혜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습니다. 처음에 들리는 지혜의 소리는 너무 나직하여, 지혜를 너무 대단한 것으로 여긴 나머지 밟아 뭉개버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그대가 고요함 속에서 지혜를 알아본다면, 무상(無常)과 공성(空性), 몸과 마음의 무아성(無我性)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마음이 어떤 물건인가를 관하여 이해하게 될 때, 선정이나 책의 한계점도 아는 지혜를 갖추게 됩니다. 그리하여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는 지혜로서 책을 대하거나 남을 가르칠 수도 있을 것이며 삼매선정의 수행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