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識]/on 명상

[틱 낫한] '마음 모음' 명상 - 4

그러한 2008. 8. 6. 13:35

 

 

- 사랑한 사람의 죽음

의자나 침상에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눕는다.

호흡을 지켜보기 시작한다.

몇 달 전 또는 수년 전에 죽어 간 사랑한 사람의 몸을 묵상한다.

그 사람의 살점은 모두 분해되어 없고 해골만이 땅 속에 말없이 누워있음을 분명하게 본다.

당신의 몸은 아직 여기 있으며,

그 안에 육신, 느낌, 지각, 정신작용, 의식의 오온이 아직 쌓여 있음을 분명하게 안다.

그 사람과 당신이 과거와 바로 지금 서로 나누는 상호작용을 생각한다.

계속 빙그레 웃으면서 호흡을 지켜본다.

15분쯤 명상한다.



- 비어 있음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앉는다.

호흡을 따라간다.

육신, 느낌, 지각, 정신작용, 의식의 오온이 모두 비어 있음을 묵상한다.

한 가지 온蘊을 생각하고 나서 다음 온으로 넘어간다.

그 모든 변화가 무상하며 자아를 지니고 있지 아니함을 본다.

오온의 집합은 모든 현상의 집합과 마찬가지로 상호의존의 법칙에 지배받는다.

그것들이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는 것은 흡사 산봉우리 부근에 구름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같다.

오온을 붙잡지도 않고 거절하지도 않는다.

좋아하고 싫어하는 게 모두 오온의 집합에서 오는 것임을 본다.

그 오온이 자아도 없고 비어 있는 것이긴 하지만,

우주의 모든 현상이 경이로운 것처럼 경이롭고

모든 생명 현상이 경이로운 것처럼 경이롭다는 사실을 분명히 본다.

오온 자체가 궁극의 실재인 까닭에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것임을 보려고 노력한다.


이 명상을 통해

무상도 개념이요, 비자아도 개념이요, 비어있음(空)도 개념임을 보아서

무상, 비자아, 비어 있음의 개념에 갇히는 일이 없도록 한다.

당신은 비어 있음 또한 비어 있는 것임을,

비어 있음의 궁극적 실재가 오온의 긍극적 실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이 수련은 앞의 다섯 가지 수련을 모두 마치고 나서 해야 한다.

수련 시간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시간이나 두 시간쯤 될 것이다.)



- 당신이 가장 미워하는 이를 위한 자비심

고요히 앉아 있는다.

숨을 쉬면서 빙그레 웃음 짓는다.

당신을 가장 힘들게 한 사람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 사람의 밉거나 싫은 모습을 생각해 보고 가장 역겨운 장면을 그려본다.

그의 일상생활 속에서 무엇이 그를 행복하게 해주고 무엇이 그를 고통스럽게 하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그의 지각작용을 들여다보아, 그가 어떤 사고방식과 논리에 따라서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보려고 노력한다.

그의 기대와 행위가 어떤 동기動機에서 이루어지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끝으로 그의 의식을 관찰한다.

그의 견해와 통찰이 열려 있고 자유로운지 아니면 닫혀 있고 부자유스러운지,

그가 무슨 편견이나 좁은 마음, 증오, 분노 따위에 사로잡혀 있는지 아닌지를 본다.

당신 가슴에서 분노와 앙심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한다.

같은 사람을 상대로 여러 번 수련한다.


 

- 지혜의 결핍으로 말미암은 고통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앉는다.

호흡을 따라간다.

당신이 알고 있는, 가장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이나 가정, 또는 사회의 상황을 선택한다.

그것을 이번 명상의 주제로 삼는다.


* 대상이 사람일 경우 :

그가 겪고 있는 모든 고통을 보려고 노력한다.

몸으로 겪는 괴로움(질병, 가난, 육신의 통증 등)에서 시작하여

감정들로 말미암은 고통(내적 갈등, 불안, 증오, 질투, 양심의 가책 등)으로 나아가며 살펴본다.

그 다음 지각知覺으로 말미암은 고통 (비관주의, 자신의 문제를 어둡고 좁은 시각에서만 봄)을 본다.

그의 정신작용이 불안, 실망, 절망 또는 증오에서 비롯되지 않는지 살펴본다.

그의 의식이 상황 때문에, 그가 겪는 고통 때문에, 주변 사람들 때문에,

교육, 선전 또는 자신의 자제력 부족 때문에 닫혀 있는지 아닌지를 본다.

당신 가슴에 자비심이 솟아날 때가지,

그가 상황이나 무지 때문에 고통받고 있음을 알 수 있을 때까지,

이 모든 고통들을 계속 명상한다.

가능한 한 가장 소리 없이 그리고 겸허하게, 그를 지금 상황에서 나오게끔 도와줄 것을 결심한다.


* 대상이 가정일 경우 :

같은 방법을 따른다.

온 가족의 고통을 모두 살펴볼 수 있을 때까지,

한 식구로부터 시작하여 그 사람이 끝나면 다음 식구한테로 넘어가면서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본다.

그들 가운데 아무도 비난받아야 할 사람이 없음을 본다.

가능한 한 가장 소리 없이 겸허하게 그들을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당신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본다.


* 대상이 사회일 경우 :

전쟁이나 다른 어떤 불의한 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나라의 상황을 선택한다.

그 갈등과 분쟁에 휘말려든 사람들 모두가 희생자임을 본다.

전쟁을 일으킨 쪽 사람들이나 그 반대편 사람들 가운데 누구도 고통이 계속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사실을 본다.

그런 상황을 초래된 것을 한 사람이나 몇 사람 탓으로 돌릴 수 없음을 본다.

모든 사람이 무지해서 또는 상황을 변화시킬 결심이 부족해서

결과적으로 불의한 경제 체계나 이념에 사로잡힌 탓으로 그런 상황이 벌어졌음을 본다.

서로 갈등하고 싸우는 양쪽이 진짜 적수가 아니라 같은 실재의 두 얼굴임을 본다.

가장 본질적인 가치는 생명이고,

살생이나 억압은 아무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본다.

아래, 경經의 말씀을 기억한다.


전쟁이 벌어졌을 때에는

네 속에 자비심을 일으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을 돕고

싸울 뜻을 버려라.

잔인한 싸움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있는 힘을 다하여

양쪽의 힘을 대등하게 하고

분쟁을 화해로 이끌어라.

-<유마경>


모든 앙심과 증오가 사라질 때가지,

당신 안에 자비와 사랑이 샘물처럼 솟아날 때까지 명상을 계속한다.

가능한 한 가장 소리 없고 겸허한 방법으로 깨달음과 화해를 위해 일할 것을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