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食]/편지ㅅ글
[보낸]지나온 날들의 인연이 새삼 고맙게 다가옵니다
그러한
2008. 8. 12. 14:30
2005년 8월 14일
여름을 뜨겁게 달구든 매미소리도 어쩐지 맥이 풀린 듯하고
새벽에는 제법 찬기운 마저 돌기도 하네요.
외딴 곳에서 보내는 마음은 요즘 어떠하신지요?
소쩍새, 천둥소리와 봄 여름을 지새우고
한송이 꽃으로 피어날 국화의 마음과 같지 않을까 짐작합니다만...
혼자 지내면서 이것저것 바라다보니
지나온 날들의 인연이 새삼 고맙게 다가옵니다.
그때 그리고 지금의 내가 여기 있는 것은
수없이 많은 인연이 어우러진 결과인 듯 합니다.
"내"가 인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앞의 인연의 원인으로 뒷 인연이 이어지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인연을 아름다운 것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숙한 눈, 자각이 곧 명상이 아닌가도 생각됩니다.
이 곳의 씨언한 강바람과 아침 저녁으로 피어오르는 물안개
그리고 아이들의 순수한 몸짓과 말소리도 같이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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