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솔솔님 글

[스크랩] 터널을 지나며

그러한 2008. 8. 30. 13:01






                     
터널을 지나며
기억하고 있니
축축하고 눅눅한
물컹한 탯줄을 베고 네가 누워 있던 곳
어둠 속에서도 뼈를키우고 살을 붙여
아픔이라는 별똥별의 꼬리 달고 
미끄러지듯 나온 너
기억해야 해
삶의 어둡고 습한 골짜기를 지날 때
아득한 터널 속을 헤매일 때
그곳이 또다른 어머니의 자궁이라는 것을
네 삶속에 스며든 어둠을  밟으며 
맨발로 걸어온 너의 발 뒤꿈치가 갈라져 
핏물 고여 올지라도 걸음을 멈추지마
봐 저 멀리 터널의 끝이 보이잖아


출처 : 시와 음악이 있는 풍경
글쓴이 : 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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