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나 무 - 곽재구

그러한 2011. 11. 16. 16:53

 

 

나 무

 

- 곽재구


숲속에는
내가 잘아는
나무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나무들 만나러
날마다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제일 키 큰 나무와
제일 키 작은 나무에게
나는 차례로 인사를 합니다.
먼 훗날 당신도
이 숲길로 오겠지요
내가 동무 삼은 나무들을 보며
그때 당신은 말할 겁니다
이렇게 등이 굽지 않은
言語(언어)들은 처음 보겠구나
이렇게 사납지 않은
마음의 길들은 처음 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