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나무 - 이형기
그러한
2011. 12. 19. 15:34
나무
- 이형기
나무는
실로 운명처럼
조용하고 슬픈 자세를 가졌다.
홀로 내려가는 언덕길
그 아랫마을에 등불이 켜이듯
그런 자세로
평생을 산다.
철따라 바람이 불고 가는
소란한 마을길 위에
스스로 펴는
그 폭넓은 그늘 ....
나무는
제자리에 선 채로 흘러가는
천 년의 강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