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 시간의 주인이고 우주에서 가장 귀한 존재이다
위녕, 무엇인가에 표상을 투사하는 너의 배후는 무엇이니?
네 속에 없는 것을 네가 남에게 줄 수는 없다.
네 속에 미움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미움을 줄 것이고,
네 속에 사랑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사랑을 줄 것이다.
네 속에 상처가 있다면 너는 남에게 상처를 줄 것이고,
네 속에 비꼬임이 있다면 너는 남에게 비꼬임을 줄 것이다.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어떤 의미든 너와 닮은 사람일 것이다.
자기 속에 있는 것을 알아보고 사랑하게 된 것일 테니까.
만일 네가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너와 어떤 의미이든 닮은 사람일 것이다.
네 속에 없는 것을 그에게서 알아볼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야.
하지만 네가 남에게 사랑을 주든, 미움을 주든, 어떤 마음을 주든
사실, 그 결과는 고스란히 네 것이 된다.
이 사실을 깨닫게 되면 말 한마디 시선 하나가 두려워진다. 정말 두려워져.
위녕, 우리는 가끔 어처구니 없는 가시덤불에 걸리기도 하고,
모욕의 골짜기에 떨어지기도 하지.
너의 선의와는 아무 상관없이 너는 매를 맞을 수도 있고, 창피를 당할 수도 있어.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가 설사 그 일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일을
마음속으로 자리매김할 수는 있다는 거야.
그건 우리에게 달린 일이거든, 그리고 우리에게 달릴 수 밖에 없는 일이기도 해.
오늘 아침에 우연히 마주치게 된 모욕에 오늘 하루를 내줄 것인가,
생명이 약동하는 이 오월의 아름다움에 네 마음을 내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너 자신이지.
그것은 나쁘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너의 선택이라는 거야.
이 시간의 주인이 되어라.
네가 자신에게 선의와 긍지를 가지고 있다면 궁극적으로 너를 아프게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네 성적이 어떻든, 네 성격이 어떻든, 네 체중이 어떻든
너는 이 시간의 주인이고 우주에서 가장 귀한 존재이다.
- 공지영,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