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즐거운 일기

그러한 2013. 8. 14. 09:12

 

 

즐거운 일기

 

- 이연주

 


내가 죽어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되어서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주부의 손끝에서
비늘 벗겨져
내가 도마에 오른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되어서


등빛을 등에 달고 펄펄 끓는 솥에 들어가
살에 매운 고춧가루 박고


아이들과 그 아버지의 한때
즐거움이 되어서
그들의 잠자리에 내가 함께
내가 죽어 한 마리의 물고기가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