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밭 한 뙈기

그러한 2013. 12. 17. 15:11

 

 

밭 한 뙈기

 

- 권정생

 

 

사람들은 참 아무것도 모른다

밭 한 뙈기

논 한 뙈기

그걸 모두

'내' 거라고 말한다.

이 세상

온 우주 모든 것에

한 사람의

'내' 것은 없다

 

하나님도

'내' 거라고 하지 않으신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의 것이다

 

아기 종달새의 것도 되고

아기 까마귀의 것도 되고

다람쥐의 것도 되고

한 마리 메뚜기의 것도 된다

 

밭 한 뙈기

돌멩이 하나라도

그건 '내' 것이 아니다

온 세상 모두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