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정원
이론의 가장 거룩하고도 궁극적인 형태는 행동이다.
불꽃이 세대에서 세대로 건너갈 때 수수방관하지 말고 거기에 뛰어들어 함께 타오르자!
행동은 구원으로 가는 가장 넓은 문이다. 행동만이 가슴이 던지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
뒤얽힌 두뇌의 미궁 속에서 행동은 지름길을 발견한다.
아니,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물질의 저항에 좌충우돌하면서 길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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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갈래의 길이 있다. 오, 나의 영혼이여, 세이렌 곁을 떠다니는 나의 영혼이여. 세 갈래의 길이 있다.
지상의 기쁨에 몸을 던져서 탐닉하다가 그냥 죽어 없어질 것인가?
모든 기쁨을 억누르고 금욕하며 살다가 거룩하게 죽을 것인가? 아니면 아니면 제3의 길을 갈 것인가.
세이렌의 소리를 듣되 거기에 넘어가지 않는 저 만족할 줄 모르는 영리한 오디세우스가 될 것인가.
나는 이 제3의 길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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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가슴에 귀 기울이고 그를 따르라. 당신의 육체를 산산이 부수고 자각하라. 우리는 모두 하나다.
인간을 사랑하라. 당신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동물, 식물을 사랑하라. 당신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은 충실한 협력자, 봉사자로 당신을 따르고 있다.
당신의 육체를 사랑하라. 당신은 이 지상에서 오직 육체에 의해서만 싸울 수 있고 물질을 정신으로 바꿀 수 있다.
물질을 사랑하라. 신은 이빨과 손톱으로 물질을 잡고 싸운다. 신과 함께 싸우라.
날마다 죽어라. 그리고 날마다 다시 태어나라. 날마다 모든 소유를 부정하라.
최상의 미덕은 자유가 아니라 자유를 얻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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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가 노를 저으며 대하의 흐름을 타고 내려갔다. 기나긴 세월, 밤이나 낮이나 그는 지평선을 찾아 노를 저었다.
이윽고 흐름은 급류로 바뀌었다. 사내는 고개를 들고 귀를 기울였다.
대하는 폭포로 흐르고 있었고 뒤로 퇴각할 수 있는 길은 없었다.
사내는 폭포를 향해 밀려 나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를 저었다.
그러나 그는 구원의 길이 막힌 것을 알고 즉시 노를 거두어들이고 팔짱을 낀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 내 인생이 이 노래처럼 되게 하자.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니코스카잔차키스, <돌의 정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