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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속에서
그러한
2015. 2. 3. 14:04
침묵의 뜻은 이런 것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모든 노력을 완수한 끝에 마침내 더 이상의 노력이 필요 없는 노력의 최고 꼭대기에 도달했다.
그 곳에서 그는 더 이상 투쟁할 필요도 소리칠 필요도 없다. 그는 정적 속에서 완벽하게 원숙해졌다.
그는 더 이상 파괴당하지 않는 자, 온 우주와 함께 있는 자이다.
거기서 그는 심연과 하나가 되고 여자의 자궁 속에 안착한 남자의 씨앗처럼 편안하게 있다.
심연은 이제 그의 아내이다.
그는 그녀를 쟁기질하고, 그녀의 내장을 열어서 탐식하고, 그녀의 피의 성질을 변화시킨다.
그는 그녀와 함께 웃으면서 울고, 올라가면서 내려온다. 그는 그녀를 떠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심연의 자궁에 도달하여 그것을 열매 맺게 할 수 있을까?
이것은 표현될 수 없고, 언어로 환원될 수 없고, 법률로 가두지 못한다.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자유가 되었고 그 자신의 특별한 해방을 맞이했다.
그 어떤 형태의 가르침도 존재하지 아니하고, 나아갈 길을 가르쳐 주는 그 어떤 구원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예 나아갈 길 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이 그 자신의 머리 위로 상승하고, 모순으로 가득찬 그 자신의 자그마한 두뇌에서 탈출한다.
심오한 침묵 속에서, 그 사람은 고통이든 유희든 겁 없이 우뚝 서서 이 꼭대기에서 저 꼭대기로 상승한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신을 구하는 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