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9-10pm. Poems
그러한
2015. 2. 26. 14:37
가장 아름다운 바다는
아직 건너지 못했어요.
가장 아름다운 아이는
아직 자라지 않았어요.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내가 당신에게 해주고 싶은 가장 아름다운 말은
아직 말하지 못했어요.
그 아름다운 것들은 우리를 수인(囚人)으로 삼지요.
우리를 가두어 둡니다:
나는 벽 안에,
당신은 벽 밖에.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가장 나쁜 일이 있다면
사람들이 -알든 모르든-
자기 안에 감옥을 지니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을 강요받아 왔지요.
당신을 향한 내 사랑 같은, 그런 사랑을 받을 만한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그 착한 사람들이.
- 나짐 히크메트 「9-10pm. Poems」, 존 버거『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