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존 버거를 위하여
- 개리스 에번스(Gareth Evans)
오후의 벽돌이 여행의 장미빛 열기를 품을 때
장미는 숨 쉴 푸른 공간을 싹 틔우고
바람처럼 꽃 피울 때
듬성한 자작나무들이 트럭 안의 급한 마음들에게
바람의 은빛 얘기를 속삭일 때
울타리 나뭇잎들이 한순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던
빛을 간직할 때
그녀의 손목 맥박이 공중을 맴도는 굴뚝새의 가슴처럼 고동칠 때
대지의 합창단이 하늘에서 자신들의 눈을 발견하고
밀밀한 어둠 속에 서로의 눈을 뜨게 할 때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아침을 가로질러 나는 새들의 서예
도끼를 쥔 백만의 손, 대지의 부드러운 손
한발 앞의 시간
부족들의 부러진 이와 그들의 오랜 터전
초원 널리 흩어져 또 함께
남겨진 작은 진흙으로 빚은 손잡이, 물병의 유령같은 흔적
흙을 통해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제공된 무기의 맹세, 우리의 통상적 발걸음인 종이 한 장
끈으로 묶인
손바닥의 지도
하지만 횃불로 주어진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
우리를 향한 그들의 통로들에 우리는 얼마나 열려 있는지
왕궁을 와해하나 탐구의 노래를 깃들게 하는 한 포기 풀의 정의
나날로 채워져, 사랑하는 것이 되기 위해 가라앉으며,
물결에게 이름을 붙이는 배, 이 삶의 물병
나무가 늘 씨앗으로 알고 있었던 한 형상으로
자라 가는 기억
단어들
빵
문 저 너머의 진리에 손을 뻗는 아이
다시 함께하기 시작하는 열망
세계의 공간 속에 통곡하는 동물들
방 안의 사람들 거리의 사람들 사람들
모든 것을 소중히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