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마음이 좀 고요해지려 하면 주위가 시끄러워 방해가 됩니다. 수행 과정에서 선정에 들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한지요?
답 수행을 하면서 좀 조용히 있고 싶은데 소음이나 자동차 소리, 사람 목소리, 시선을 끄는 것들이 못살게 굴며 주위를 산만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누가 누구를 성가시게 하는 것일까요? 그것들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성가시게 하며 좇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을 거울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세상은 모두 자기 마음의 반사입니다. 그것을 깨달으면 언제랄 것 없이 항상 모든 시간이 향상의 기회이고 모든 경험이 진리를 나타내고 깨달음을 가져다 줍니다.
원래, 길들여지지 않은 마음에는 걱정과 근심이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명상수행으로 약간의 평온함을 맛보게 되면 자칫 그 평온 상태가 수행의 마지막 종착점인 줄로 잘못 알고 거기에 집착하게 됩니다. 심지어는 자신이 욕망이나 갈애나 증오심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그러한 것들에게 눌리어 꼼짝 못하는 꼴을 당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마음이 고요함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혼란스러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보다 더 위험스럽습니다. 왜냐하면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을 때는 적어도 거기에서 벗어나고자 애를 쓰게 되지만, 고요함 속에 머물러 만족하게 되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평온의 맛이 달콤하기 그지없겠지만 그 역시 무상· 고· 무아로 보아야만 합니다. 붓다께서는 명상수행의 본질이 삼매(三昧)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수행할 때 삼매나 어떤 특별한 경지를 얻기를 바라지 마십시오. 그저 마음이 고요한지 아니한지만 알아차리십시오. 그리고 만일 고요하다면 고요의 깊이가 어떤지 알아차리십시오. 그리하면 마음이 저절로 향상을 이룰 것입니다.
수행상에 선정이 온다면 좋은 일이지만, 선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긴 해도 지혜가 생겨나도록 해주면 어느 정도의 정(定)과 정신 집중에 확고히 자리잡혀야합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을 관찰하는 데에 그것을 이용하십시오.
만트라와 같은 수행 방편에도 집착하지 마십시오. ‘붓도’라는 만트라로 마음을 선정에 들게 했다면, 만트라를 놓아 버리십시오. 붓도는 ‘아는 자(覺者)’라는 뜻이니, 그대가 아는 자가 되었다면 무엇 때문에 그 말을 계속 반복하겠습니까? 붓다께서는 법에도 집착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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