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한 방울의 눈물

그러한 2008. 6. 26. 13:40

 

 

어느 날 나는
어떤 울음소리를 들었다.
자동차들의 소음 위로.
처음에 나는 그것이 새의 울음이나
어린 야생 동물의 울음이라 여겼다.
하지만 나는 길에 떨어진
내 가슴의 울음을 발견했다.


나는 울고 있는 나의 부서진 가슴을 주워
옷 속에 넣었다.
그것을 따뜻하게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은 집 잃은 어린 여우나 야생 늑대,
날개가 부러진 새를 보호했다가
그것들이 다 자라면
상처가 다 나으면
언덕으로 데리고 가 풀어 준다.
자유롭게 날고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도록

나도 내 가슴을 잘 보호하리라.
그것이 성장하고 치유될 때까지.
그리하여 어느 날 그것을 언덕으로 데려가
자유롭게 놓아 주리라.
그것이 내 머리 위 하늘로 날아가는 걸 보기 위해
풀밭을 달려가는 걸 보기 위해.

그날 내 두 눈에는
단 한 방울의 눈물만 남으리라.


레니타 드리저
류시화 엮음,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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