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사랑만이

그러한 2008. 6. 26. 13:56

 

 

사랑만이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릴 줄 안다.

사랑만이
불모의 땅을 갈아 엎고
제 뼈를 갈아
재로 뿌릴 줄 안다.

천년을 두고 오는 봄의 언덕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을 줄 안다.

그리고 가실을 끝낸 들에서
사랑만이, 인간의 사랑만이
사과 한 알 둘로 쪼개
나눠 가질 줄 안다.


-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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