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가벼운 안녕

그러한 2008. 6. 28. 12:48

 

가벼운 안녕

 

- 윤제림



제 가는 길이 맞느냐 묻고 싶은 듯
길복판에 멈춰 섰다가,
아주 가기는 싫은 듯 은행잎 단풍잎 함께
차에도 밟혔다가 구둣발에도 눌렸다가,
아무나 붙잡고 달려보다가
엎어졌다가, 봉긋해졌다가
집 나온 강아지 모양 쭈뼛거리다가
부르르르 떨다가
결심한 듯 차고 일어나는
검은 비닐 봉다리.
가벼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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