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꿈치 - 복효근 뒤꿈치라는 말 새삼 예쁜 날 있다 남의 것도 내 것도 들여다볼 겨를 없던 지난 시절에는 몰랐던 것 앞만 보고 살아왔던 시절에는 있는지도 몰랐던 뒤꿈치 보아달라고 이제는 돌아볼 때가 되지 않았냐고 거북등처럼 굳은살이 까칠까칠 바늘을 세운다 슬픔과 눈물을 짓이기는 데나 쓰였던, 대답 없는 땅을 구르는 데나 쓰였던 것 한 생애를 요약하면 뒤꿈치의 두께가 될까 앞꿈치로 조심조심 다가가야 할 꿈을 가졌다는 것이, 앞 끝에 힘을 주고 용수철처럼 일어선다는 일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까치발 딛고 비상을 도모하며 넘어져 깨어져도 즐거웠던 날들 뒤엔 묵묵히 굳어가는 것이 있어 꿈꾸던 세포들이 한쪽으로 몰려서 뒤꿈치를 이루었다 땀 냄새 고이 받쳐 안고 굳어진 시간의 바깥쪽 꿈의 알들은 화석이 되어가는지 거칠어서 이쁜 이름이 이렇게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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