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여인숙

그러한 2010. 8. 24. 16:55

 

  여인숙


  - 잘랄 앗 딘 알 루미



  이 존재, 인간은 여인숙이라.
  아침마다 새로운 손님이 당도한다.

  한 번은 기쁨, 한 번은 좌절, 한 번은 야비함
  거기에, 약간의 찰나적 깨달음이
  뜻밖의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들을 맞아 즐거이 모시라.
  그것이 그대의 집안을
  장롱 하나 남김없이 휩쓸어 가버리는
  한 무리의 슬픔일지라도.

  한 분 한 분을 정성껏 모시라.
  그 손님은 뭔가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 내면을 비워주려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

  암울한 생각, 부끄러움, 울분, 이 모든 것을
  웃음으로 맞아
  안으로 모셔 들이라.

  그 누가 찾아오시든 감사하라.
  모두가 그대를 인도하러
  저 너머에서 오신 분들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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