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제 모습 그대로

그러한 2012. 1. 4. 14:10

 

그토록 강렬한 삶을 살았으므로

풀은 말라버린 후에도 지나는 이들의 눈을 끄는 것.

꽃은 그저 한 송이 꽃일 뿐이나

혼신을 다해 제 소명을 다한다.

외딴 골짜기에 핀 백합은

누구에게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꽃은 아름다움을 위해 살 뿐인데,

사람은 '제 모습 그대로' 살지 못한다.

 

토마토가 참외가 되려 한다면

그보다 우스운 일 어디 있을까.

놀라워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지.

자신을 우스운 꼴로 만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언제나 강한 척할 필요는 없고,

시종일관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음을 증명할 필요도 없다.

다른 이들이 뭐라고 하건 신경 쓰지 않으면 그뿐.

필요하면 울어라,

눈물샘이 다 마를 때까지.

(그래야 다시 웃을 수 있는 법이니)

 

 

 

- 아이다 미쓰오의 시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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