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강렬한 삶을 살았으므로
풀은 말라버린 후에도 지나는 이들의 눈을 끄는 것.
꽃은 그저 한 송이 꽃일 뿐이나
혼신을 다해 제 소명을 다한다.
외딴 골짜기에 핀 백합은
누구에게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꽃은 아름다움을 위해 살 뿐인데,
사람은 '제 모습 그대로' 살지 못한다.
토마토가 참외가 되려 한다면
그보다 우스운 일 어디 있을까.
놀라워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고 싶어하는지.
자신을 우스운 꼴로 만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언제나 강한 척할 필요는 없고,
시종일관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음을 증명할 필요도 없다.
다른 이들이 뭐라고 하건 신경 쓰지 않으면 그뿐.
필요하면 울어라,
눈물샘이 다 마를 때까지.
(그래야 다시 웃을 수 있는 법이니)
- 아이다 미쓰오의 시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