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허락된 과식

그러한 2013. 9. 14. 14:08

 

허락된 과식

 

- 나희덕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먹고 빨아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댔지만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

 

 

'[쉼-息] > 빈자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조(構造)   (0) 2013.09.14
사랑은 산책자   (0) 2013.09.14
  (0) 2013.09.14
장미와 가시   (0) 2013.09.14
사월 목련   (0) 201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