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허락된 과식
- 나희덕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맨발 몇이봄날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햇빛을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핥아먹고 빨아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허천난 듯 먹고 마셔댔지만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