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나누고 싶은 글

빈 배

그러한 2008. 4. 29. 13:51

 

다른 사람을 다스리는 자는 혼란 속에 산다.
다른 사람의 다스림을 받는 자는 슬픔 속에 산다.
그러므로 요 임금은 다른 이에게 영향을 주거나
다른 이로부터 영향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혼란으로부터 맑음을 얻고
슬픔으로부터 자유를 얻는 길은
도와 함께 사는 길이다.
비어있는 그 나라에서.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가
빈 배가 그의 작은 배와 부딪치면
그가 비록 나쁜 기질의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그에게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설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그대가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맛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곧은 나무는 맨 먼저 잘려진다.
맑은 샘물은 맨 먼저 길어져 바닥날 것이다.
만일 그대가 자신의 지혜를 내세우고 무지를 부끄러워한다면
자신의 특별함을 드러내고 다른 이들보다 돋보이기를 원한다면
빛이 그대 둘레에 내리비칠 것이다.
마치 그대가 태양과 달을 삼킨 것처럼.
그렇게 되면 그대는 재난을 피할 길이 없다.


현자는 말했다.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자는
쓸모없는 일을 한다.
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잃음의 시작이고
이름 얻고자 하는 마음은 이름 잃음의 시작이다.'


구함과 이름없음으로부터 자유를 얻어
사람의 무리 속으로 내려와 사라질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그는 도와 함께 흘러다닌다. 눈에 띄지 않은 채..
그는 삶 그 자체가 되어 걸어간다.
집도 없고 이름도 없이.
아무 구별함 없이 그는 단순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는 어리석다.
그의 발걸음은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그는 아무 힘이 없다.

무엇을 이룸도 없다.
그는 이름을 얻지도 않는다.
또한 누구를 판단함이 없기에
아무도 그를 판단하지 않는다.


그러한 이가 완전한 이다.
그의 배는 비어 있다.


- 장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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