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識]/위빠사나(명상)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기(cittanupassanā) - 5

그러한 2008. 5. 7. 14:21

 

경행 시

 

 


가렵거나 아프고 쑤시거나 덥거나 추운 느낌 등

일어나는 모든 현상에서 언제나 마음부터 먼저 챙기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인해 일어나는 좋고 싫은 느낌들을

빠짐없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겁니다.

그리고 그 순간 마음의 긴장을 풀고 보는 것입니다.


손으로 바닥을 한 번 짚어보십시오.

어떻습니까? 지금 당신은 뭘 알고 있죠? 닿은 느낌을 아시나요?

차고 딱딱한 느낌, 팔목과 팔에 일어나는 느낌들을 알고 있습니까?

지금 마음이 어디에 있죠? 사띠를 두고 팔을 한 번 들어올려 보십시오.

조금 높게요. 어떤 느낌들이 있습니까?

내리십시오. 들어올릴 때 들어올리는 느낌을 알고,

내려놓을 때 내려놓는 느낌을 아십니까?

이때 팔목의 구부러짐도 알아야 하고 손가락에 가해지는 느낌도 알아야 합니다.

사띠가 좋으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알 수 있습니다.

곳곳의 느낌과 부분적인 느낌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느낌까지도 다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손바닥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모아서 보면 이럴 때는 이걸 알고, 저럴 때는 저걸 아는 등

갖가지 현상을 알게 됩니다.

그러므로 움직일 때마다 알도록 해보세요.


경행할 때도 이렇게 발바닥에 마음을 기울여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 마음을 유지해야 제대로 보입니다.

‘발을 들어서 앞으로 놓음’이라고 명칭붙일 필요 없이

들 때 드는 줄 알고 나아갈 때 나아가는 줄 알고

내려놓을 때 내려놓는 줄 알면서 자연스럽게 걸으세요.


일부러 천천히 움직이지 말고 자신의 보통 걸음으로 자연스럽게 걷되

분명히 알기만 하면 됩니다.

손은 자연스럽게 두되 너무 흔들지는 마십시오.

우선은 분명히 느껴지는 것만 알아채다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마음이 하나씩 알고 또 알게 됩니다.

마음이 밖에 가 있으면 알지 못하므로, 항상 발바닥에 사띠를 두고 걷도록 하십시오.

어딜 가든 자연스럽게 걸으면서 알도록 노력하세요.


경행 시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알고,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알고.

마음이 왼발에 가면 왼발의 느낌을 알고 오른발에 가면 오른발의 느낌을 알며,

의도까지 알면 더 좋습니다.

마음이 왼발․오른발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은 마음을 발에 기울여야만 알 수 있지,

마음이 다른 데 가 있으면 알지 못하죠.


수행의 요지는 마음이 하는 일을 사띠를 두어서 아는 것입니다.

행동을 일부러 천천히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하면서 사띠를 두십시오.

행동을 억제하면 나중에 긴장하게 되고

내내 하는 일마다 그리 계속하면 너무 피곤합니다.

마음이 긴장하면 일단 그걸 풀어주십시오.

수행자의 마음은 절대 긴장해선 안 됩니다.

그의 마음은 초연해서 평화로우며, 평온하고 자유로워야 합니다.

사띠를 두는 것을 자주 반복하여 습관화되도록 애쓰고,

애쓰되 억지로 가라앉혀서 잘 하려고 용쓰진 마십시오.


요기가 해야 할 일은 단지 이것뿐, 다른 일은 없습니다.

사띠를 두는 일밖에 없어요. 매순간 사띠를 두십시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사띠를 두십시오.

화장실에 가든지 법당에 가든지, 항상 경행하는 식으로 알아채면서 가십시오.

당신이 어디를 가더라도 걷는 행위는 다 행선입니다.

경행 시간만 행선이 아니에요. 걸을 땐 언제나 알면서 걸으세요.


yogi :사띠에도 보는 힘의 정도가 있지 않습니까?


마음이 초연해서 활짝 열려 있으면 대상이 마음에 와서 딱 붙지만,

그렇지 않을 땐 마음이 대상에 가서 빈틈없이 알아채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매순간 항상 사띠를 두고 또 두다 보면 사띠의 힘이 좋아집니다.

사띠의 힘이 좋아지도록 온종일 노력하십시오.


사띠의 힘이 이어지려면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마음에게 항상 물어보십시오. 지금 무엇을 하고 있니? 사띠를 두고 있니?

지금 마음이 어디에 가 있지? 안에? 밖에? 사유하고 있니? 뭘 하고 있지?

하루 종일 이렇게 자주자주 물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