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선 시 통증은 어떻게 관찰할까요?
좌선 시 다리가 아프거나 어디 통증이 있을 때는 일단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몸이 아픔으로 인해 마음이 반응하는 작용을 먼저 봐야 합니다.
아픔을 관찰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반응을 알아채는 게 더 중요합니다.
아프면 마음이 어떠하죠? 괴로워서 싫고 또 그걸 못 견뎌서 짜증납니다.
그 느낌에 수반된 마음들을 보십시오.
안정이 안 돼서 동요하는 마음도 봐야 합니다.
마음 상태가 어떤지 그걸 보고 아는 것이 중요해요.
사실 몸이 아프면 마음이 긴장하게 되는데,
그건 참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욱 긴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선 긴장을 푸십시오.
그리고 “없어지려면 없어지고 말려면 말아라. 어찌 되든 난 바라보기만 할래.”
이런 마음자세로 가슴의 느낌, 즉 긴장되어서 답답한 느낌 등을 보세요.
마음이 아직도 긴장되어 있나요? 아니면 이완돼서 느긋합니까?
마음 상태부터 먼저 보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그리 긴장을 풀고 봐도 아픔이 심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땐
자세를 살짝 바꿔보세요.
그땐 자세를 바꾸는 움직임을 알면서 바꿔야 합니다.
마음 상태를 먼저 보고 또 보다가 도저히 안 될 때,
그때 바꿔야지 조금 아프다고 이리저리 바꾸지는 말고요.
아픔의 성질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마음을 봐야 합니다.
많이 아플 경우엔 마음의 긴장을 먼저 풀어서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무조건 참기만 하면 관찰이 힘들어지고,
그렇게 참기만 해선 vedana(느낌)의 성질을 알 수 없어요.
예를 들어 차를 운전할 때 이상한 소리가 나서 고장 난 것이 분명한데도
계속 달리면 안 됩니다.
일단 멈추어서 그걸 고치고 난 뒤에 달려야죠.
이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몹시 흔들릴 때는 당황하지 말고
마음을 일단 차분히 가라앉힌 다음에 봐야 합니다.
마음이 잔뜩 긴장되어 있는데도 계속 보면 있는 그대로 보이질 않습니다.
실은 이 아픔을 없애기 위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아픔의 자연적인 성품과 아플 때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걸 알기 위해서,
즉 몸과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보는 것입니다.
수행은 그 순간 마음을 챙겨서 사실대로 아는 것입니다.
어떻게 되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아주 고요해지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현상이 어떻게 일어나나? 그리고 어떻게 사라지나? 그걸 알기 위해서 수행하는 것입니다.
수행은 대상을 어떻게 되도록 하기 위해서나 뭘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성질을 있는 그대로 보아 알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만약 내가 누군가를 알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그에게 요구할까요?
아닙니다. 그가 하는 양을 그냥 그대로 본다면,
다시 말해서 뭘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가 움직일 때마다 지켜보다 보면
결국 그의 습관과 생김새 등을 자세히 알게 될 것입니다.
수행도 이처럼 있는 그대로 자연스레 바라보는 것입니다.
마치 옆에서 지켜보듯이 그렇게 지켜봅니다.
어떻게 되게 하려고 조작하거나 원하는 대로 바꾸지도 없애지도 마세요.
수행에서 마음가짐은 아주 중요합니다.
마음가짐이 바르면 수행하기 쉽지만,
마음가짐이 바르지 않으면 수행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내가 원하는 상태로 만들려고 해서도 안 되고,
원치 않는다고 없애려고 시도해서도 안 됩니다.
일어나면 일어나는 대로 사라지면 사라지는 대로 단지 바라보기만 하고
그래서 분명히 알기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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