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불교는 다른 종교와 크게 다릅니까?
답 참다운 종교의 사명은, 사람들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명확하고 정직하게 보게 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에 이르게 하는 것으로, 불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어떠한 종교이든, 어떤 체계나 수행법이든 이 목적을 달성시켜 준다면, 언제든지 불교라 불러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기념일은 크리스마스입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서구에서 온 승려들이 선물도 나누고 그날 하루를 특별히 기리기로 했지요. 그러자 다른 제자들이 저마다 입을 모아 “불자가 계를 받고 비구가 되고 나서 어떻게 크리스마스를 축하할 수 있습니까? 이날은 기독교의 경축일 아닌가요?” 하더군요.
그날 법문 시간에 나는 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근본적으로 다 같은 존재인지를 말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외모는 각기 달라도 근본적으로 똑같은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생·노·병·사를 거치는 같은 과(科)에 속하니까요. 겉으로 나타난 상이성(相異性)은 별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방식으로든 크리스마스가 특별히 남에게 착하고 도움되는 일을 하게 하는 계제가 될 수 있다면 그 명칭이 무엇이든 의미 있고 훌륭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나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오늘은 우리 ‘크리스붓다마스’라고 부릅시다. 사람들이 올바르게 수행하고 있는 한 그들은 ‘기독불교’를 수련하고 있는 셈이며 그대로 모두가 훌륭합니다.” 사람들이 집착하고 있는 온갖 개념에서 벗어나, 실제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직접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이런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무엇이 진리인가를 직접 확인하고 선(善)을 행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바른 수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명칭이 무엇이든 무관합니다.
나도 기독교인을 상대할 때에는 하느님을 이야기합니다. 그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무언가 설하려 해도 제대로 이해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 서적을 읽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신을 찾습니다. 행여 하느님이 일년에 한 번씩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 주는 산타 클로스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겠지요? 신(하느님)은 곧 법(法)이며 진리입니다. 이것을 깨달은 사람은 모든 것을 알게 됩니다.
무릇, 진정한 가르침이란 어떻게 고(苦)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사랑하는 마음으로 충만해지고 지혜롭고 자비로워질 수 있는가를 깨우쳐 주는 일입니다. 어느 곳에서 어떤 용어로 설하든 이 가르침만이 진정한 법(法)입니다. 그러므로 이 법을 기독교라고 부를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보통 서구인들은 이해하기 쉬울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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