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識]/위빠사나(명상)

[아짠차 문답] 감각기관에 대한 관찰은 어떻게 합니까?

그러한 2008. 5. 17. 14:25

 


문 감각기관에 대한 관찰은 어떻게 합니까?

답 수행을 해 나갈수록 수행자는 안(眼), 이(耳), 비(鼻), 설(舌), 신(身), 의(意)의 감각기관을 통해 지각되는 모든 것을 자세히 관찰하려는 자세를 지녀야 합니다. 이를테면 소리[聲]와 같은 한 가지 지각대상을 대상으로 삼아 수행하여 봅시다. 잘 들어 보십시오. 귀에 들리는 것과 소리는 별개의 것입니다. 우리는 단지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뿐이고, 실재하는 것은 그게 전부입니다. 그 밖에는 아무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밀하게 주의를 집중시키는 법을 배우십시오. 이와 같이 자연 현상에 의지하여 관함으로써 진리를 찾아내십시오. 그대는 사물들이 어떻게 각기 따로따로인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마음이 집착하지 않고, 속세 일에 정신 팔리지 않고, 뭔가에 사로잡히지 않을 때, 비로소 모든 것이 명백해집니다. 귀가 소리를 듣고 있거든, 그대는 마음을 지켜 보십시오. 마음이 소리에 끌린 나머지 소리와 결부시켜 또 다른 엉뚱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산란해지지는 않습니까? 그대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그 상태에 머물 수 있고, 알아차릴 수 있는 존재입니다.
종종 소리로부터 달아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같은 도피는 대상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 못 됩니다. 수행자는 알아차림을 통해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법(法)이 우리 마음에 들 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문제는 법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행을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평온을 얻게 되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마음이 멋대로 생각하도록,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두십시오. 우리는 그저 관찰만 할 뿐, 반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다음, 감각대상들[육경(六境: 色·聲·香·味·觸·法)]이 감각기관들[육근(六根: 眼·耳·鼻·舌·身)]에 와 부딪힐 때, 평온을 닦아야만 합니다. 모든 감각인상들[육식(六識: 眼識·耳識·鼻識·舌識·身識·意識)]을 동일한 것으로 보십시오. 감각 인상들이 어떻게 일어나서 사라지는지를 보십시오. 마음을 현재에 머물게 하십시오. 이미 지나간 것들에 대해 마음을 기울이지 마십시오. 그리고 내일 할 일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처럼 우리가 항상 지금 이 순간 속에서 사물의 참본성을 보게 된다면, 그때 삼라만상은 법(法) 그 자체가 되어 저절로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