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위한 연가
- 박 렬
그대가
한송이 꽃을 들고 오는 사람이라면 좋겠습니다.
한 권의 책을 들고 오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습니다.
분위기에 취하는 카페라든가, 호텔 커피숍
어느 구석진 창가의 그림이지 않아도
삼등열차의 포근한 눈빛으로 오는
그런 사람이라면 더욱더 좋겠습니다.
그대가
노을진 들녘을 가로질러
목말라 하는 인간의 사랑을 가득 안고
겨울의 한복판에 서 있어도,
새 한 마리를 날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그렇게 다가오지 않아도
어둠을 흐리며 첫 새벽의 아침을 밟고 오는,
아니 밤새 사냥꾼의 추격에 쫓기다
헐레벌떡 다가오는 한 마리의 들짐승과 같은
그런 순수함 하나만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정녕 족하겠습니다.
그대 안에 꽃같은 사랑으로 활짝 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