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마당에 배를 매다

그러한 2008. 6. 28. 13:50

 

마당에 배를 매다

- 장석남


마당에
녹음 가득한
배를 매다

마당 밖으로 나가는 징검다리
끝에
몇 포기 저녁 별
연필깎는 소리처럼
떠서

이 세상에 온 모든 생들
측은히 내려보는 그 노래를
마당가의 풀들과 나와는 지금
가슴속에 쌓고 있는가

밧줄 당겼다 놓았다 하는
영혼
혹은,
갈증

배를 풀어
쏟아지는 푸른 눈발 속을 떠갈 날이
곧 오리라

오 사랑해야 하리
이 세상의 모든 뒷모습들
뒷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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