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 오세영
부서지지 않으면
안 된다. 밀알이여!
고운 흙이
고운 청자를 빚듯
가루가 되지 않고서는 이루어지지 않은
빵,
한 때 투명했던 이성과 타는 욕망도
고독의 절정에서는 소멸된다.
가장 내밀한 정신의 깊이로
화해되는 물과 불,
빵은 스스로
자신의 이념을 포기하는 까닭에
타인을 사랑할 줄 안다.
마음이 가난한 자의 식탁 위에
외롭게 올려진
한 덩이의 빵.
빵
- 오세영
부서지지 않으면
안 된다. 밀알이여!
고운 흙이
고운 청자를 빚듯
가루가 되지 않고서는 이루어지지 않은
빵,
한 때 투명했던 이성과 타는 욕망도
고독의 절정에서는 소멸된다.
가장 내밀한 정신의 깊이로
화해되는 물과 불,
빵은 스스로
자신의 이념을 포기하는 까닭에
타인을 사랑할 줄 안다.
마음이 가난한 자의 식탁 위에
외롭게 올려진
한 덩이의 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