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좌선 중 고통스러우면 어떻게 할까?
A ① 고통은 원래 없다. ‘내 몸’이라는 집착으로 인해 마음이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고통을 ‘나’와 분리해서, 그건 인과의 작용이라는 바른 앎으로 집착 없이 지켜본다.
② 고통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일단 마음을 가라앉힌 후에 몸의 고통과 마음의 고통을 분리한다. 그리고 느낌과 마음도 분리해서, 괴로운 느낌을 아는 마음을 비추어본다. 고통을 피하려는 마음, 그걸 싫어하는 마음, 불편해서 불안한 마음, 못 견뎌서 짜증내는 마음, 괴롭다고 분별하는 마음 등을 두루 알아차려서 챙긴다.
③ 고통에 저항하면 긴장되어서 고통이 더 심해진다.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되, 느낌의 원인인 촉(觸)이 무상하므로 그 결과인 느낌(受) 역시 무상함을 관찰한다.
④ 통증의 느낌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 범위를 될 수 있는 한 좁혀서 돋보기로 들여다보듯이 세밀히 살핀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모아져서, 관찰하는 힘에 의해 통증이 서서히 바뀐다.
⑤ 가장 강한 통증의 부위로 주시를 옮겨서 숨을 들이쉴 땐 통증 깊숙이 마음의 힘이 침투하여 통증이 산산이 부서지는 걸, 숨을 내쉴 땐 호흡의 경로를 통해 그 부서진 입자들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걸 보이는 대로 관찰해보라.
⑥ 고통스러운 곳에 마음을 밀착시키다 보면 일순간 일체감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그건 완전히 일치된 게 아니므로 바르게 겨냥해서 느낌과 느낌 사이사이를 꿰뚫어보라. 아픔은 반드시 사라진다.
⑦ 고통이야말로 우리를 성장케 한다. 고통은 극에 달하는 순간 소멸되므로, 고통과 싸우지 말고 줄다리기에서 힘써 버티듯이 단호히 참아내라. 그러면 고통이 우리에게 지혜를 가져다준다.
⑧ 고통이 심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는 참다가 진심(嗔心)을 일으키지 말고 자세를 살짝 바꾼다. 그 때도 몸의 자세를 바꾸고 싶은 충동을 알아채서 왜 바꾸려는지 그 동기를 알고 나서 자세를 바꾸는 움직임 하나하나를 알아차리면서 바꾼다.
⑨ 바로 그 순간에서 비켜 있을 때 고통이 의식된다. 중심 밖에 있는 자신을 보게 되더라도 수치심으로 자책하지 말고 오직 순간만을 직시하되, 그 어디에도 머물지 마라.
⑩ 고통은 절로 일어나서 저절로 사라진다. 통증을 무시한 채 오직 호흡만 주시하라.
Q 좌선 중 바깥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고 안 들리는 경우도 있다. 왜 그럴까?
A 처음 좌선을 시작할 때는 소리에 마음이 이끌리지만, 집중할수록 소리가 스스로 다가와서 밀착되어 아주 작은 소리도 실제보다 더 크게 들린다. 집중하면 소리가 더 커지는 것은 업과도 관련이 있다. 그리 관찰되다가 깊은 삼매에 드는 순간, 아는 대상 하나에만 마음이 모아져서 바깥 소리는 완전히 차단된다. 그러면 천둥소리는 물론 벼락 치는 소리도 안 들린다.
Q 좌선 중 빛이 보인다?
A ① 그것은 한순간 명멸하는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 현상이 싫어서 혐오하여 없애려는 마음이나 좋아서 애착하여 유지하려는 마음이 없는지 얼른 알아차린다.
② 마음이 만든 영상(心象 nimitta)이다. 똑같은 현상이 반복되진 않으므로, 오직 변화만 보라.
③ 빛의 입자(kalapa)가 생멸하는 틈새에서 그 원인인 무의식을 꿰뚫어보라. 그러면 빛의 입자 하나하나의 에너지는 조금도 줄지 않고 지혜로 전환된다.
④ 깔라빠는 관념적이지 궁극적 실재는 아니다. 이 관념을 꿰뚫어봐야 있는 그대로 알게 된다. 관념적 실재(pannati)를 내려놓고 궁극적 실재(paramatha)를 보라. 고요하게 가라앉은 마음이 대상을 바르게 포착하지 못했을 때는 시각적인 이미지가 생긴다. 그러나 마음을 가다듬고 정확히 겨냥하면, 환영은 사라진다. 마음의 거울에 비친 실상을 한순간도 놓치지 마라.
⑤ 그래도 빛이 사라지지 않으면, 거듭 마음을 챙기면서 호흡에 집중하라.
⑥ 찰나 사고방식의 전환이나 대상과의 합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영화를 감상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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