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나누고 싶은 글

비폭력적인 6가지 접근법 - <S. P. A. C. E. E.>

그러한 2008. 7. 31. 13:18

 

 

비폭력적인 6가지 접근법 - <S. P. A. C. E. E.>


<S>는 근원을 나타내는 것으로, 무엇보다 문제의 원인이 되는 사람이자,
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상대해야 한다.
당연한 사실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이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한 동료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을 때,
(혹은 아내가 친구들 앞에서 내가 연어구이를 너무 구웠다고 불평을 늘어놓았을 때)
혹은 전화로 엄마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아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항상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
정작 불만의 원인이 되는 상대는 전혀 이런 말들을 듣지 못한다.
더 심한 것은 내가 털어놓은 불평들을 상대가 다른 사람들을 통해 전해 듣게 되는 상황이다.
(이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거나 과장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나는 비겁자가 된다.
상대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그로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동료든, 배우자든, 그에게 직접 이야기를 해야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나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때가 많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문제의 원인이 되는 사람을 직접 상대하라는 것이다.

두번째 이니셜, <P>는 시간과 장소를 뜻한다.
대화를 할 때는 항상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장소에서, 적절한 때에 해야 한다.
아무리 공격적이지 않은 대화라고 해도 상대의 행동에 대해 지적을 할 때는
여러 사람들 앞이나 혹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사무실 복도 등은 피해야 한다.
게다가 상대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때 갑자기 이 '뜨거운 감자'를 꺼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고 상대가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적절한 시기를 잘 골라야 한다.

<A>는 따뜻한 접근을 뜻한다.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이야기가 잘 받아들여질 거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너무 극단적인 어조로 이야기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면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든 공격을 받고 있다고 느끼면 그는 바로 대화를 시도해보려고 하기도 전에
자신의 감정의 늪에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 후에는 더 이상 어떤 것도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부터 상대방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귀를 막지 말고 활짝 열고 대화를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어떤 말로 대화를 시작해야 가장 멋질까? 그것은 바로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칵테일 현상>이라고 부른다. 당신은 칵테일파티에 있다.
사람들이 모두들 한꺼번에 이야기한다. 그런데 당신은 상대와 아주 열심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
당신은 당신의 주위의 대화는 전혀 귀담아 듣지 않는다.
그것들은 당신의 관심에서 걸러지고, 삭제된다.
그런데 갑자기 옆의 사람 중 한 사람이 당신의 이름을 부른다.
바로 당신은 그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린다.
당신의 이름, 다른 어떤 말보다 관심을 끄는 말이다.
여러 말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당신의 이름은 바로 관심을 끌게 된다.
우리는 다른 어떤 말보다 우리의 이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니 아무리 상대에게 할 말이 많이 있다고 해도 먼저 상대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말하려는 바를 따뜻한 말투로 이야기 하면 된다.
쉽지는 않지만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C>는 객관적인 행동이다. 이제 이야기의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 때다.
우리를 고통스럽게 한 상대의 행동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때 일어난 일만을 이야기해야지 덧붙인다거나 상대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당신이 이렇게 했을 때."
여기에 다른 것을 첨가하면 안 된다. "당신이 치한처럼 굴었을 때"가 아니라
정확하게 "당신이 내 속옷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을 때"라고 말해야 한다.

<E>는 감정을 뜻한다. 사건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했으면 바로 그 다음에
그로 인해 느낀 자신의 감정에 대해 털어놓아야 한다.
이때 가장 강한 분노의 감정에 대해 말할 때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 이렇게 이야기 하면 안된다.
"당신이 사람들 앞에서 내 치마가 우습다고 이야기했을 때(물론 객관적인 행동이지만) 화가 났어요."
왜냐하면 화는 이미 상대를 공격하는 감정이지 자신이 당한 민감한 상처에 대한 표현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바람직히다.
예를 들어 "상처를 받았어요." 혹은 "무시당한 느낌이었어요."라고.

또 다른 <E>는 잃어버린 희망을 뜻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지만
한발 더 나아가 만족되지 않은 바람에 대해, 혹은 현재 바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
"저는 사무실에서는 당신처럼 중요한 사람에게 신랄한 비판을 받아 무시당했다거나
상처받았다는 느낌 없이 편안하게 일을 하고 싶어요."
혹은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하는 동안 배우자로부터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 때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나는 당신과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갖고 싶어요.
친구들하고 있을 때도 내가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어요."

물론 나는 이런 시도들이 약간은 초현실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특히 우리 주위에는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사람조차 흔치 않다.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 그렇게 말할 용기라도 있으면 말이지.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야. 특히 상사하고는 말도 안돼." (혹은 "내 남편하고는 정말 불가능한 일이야."
"아이들하고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걸." "시부모님하고? 말도 안돼.")
하지만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다. 갈등상황에서는 3가지 행동방식이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가장 흔한 반응으로 수동적이든지(아니면 수동적-공격적),
효과적이지도 않으면서 위험을 내포한 공격적인 행동방식을 취하든지,
아니면 '단언적이고 확고한 행동', 다시 말해 비폭력적인 감정적 의사소통의 세 가지 방식 뿐이다.

물론 때로는 복잡한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것보다
수동적이거나 약간은 공격적인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시간이나 관심을 끌 만한 중요한 사건이 아닐 때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때로는 모욕을 받아들이거나 반박하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는 척하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오히려 이렇게 함으로써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급하거나 위험한 상황일 때는 '공격적이거나', 설명하지 않고 명령을 할 필요가 있다.
군대의 경우가 그러한데, 그 이유는 군대의 존재 이유 자체가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어떠하든지 위에 언급한 세 가지 행동 양식만이 있다.
매번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감정적 도전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바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 다비드 세르방-슈레베르, <치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