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돌
조용히 앉아 숨을 천천히 쉬면서, 자신이 깨끗한 강물 바닥으로 가라앉는 조약돌이라고 생각한다. 가라앉는 동안 당신의 움직임을 유도할 어떤 의도도 없다. 강바닥 부드러운 모래위로 조용히 가라앉는다. 몸과 마음이 완벽한 휴식으로 들어갈 때까지 모래 위에 얹혀 있는 조약돌을 명상한다.
이 평안과 기쁨을 30분쯤 유지하면서 호흡을 지켜본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그 어떤 생각도 지금의 평안과 기쁨에서 당신을 떼어놓지 못한다. 우주가 이 순간 안에 존재한다. 그 어떤 욕망도, 부처가 되거나 모든 중생을 구원하겠다는 욕망조차도, 지금 이 순간에서 당신을 떼어놓지 못한다. 부처가 되는 것도, 중생을 구원하는 것도, 모두가 지금 이 순간의 순수한 평화라는 바탕 위에서만 실현될 수 있는 것임을 안다.
-'마음 모음'의 날
어떤 날이든지 당신 사정에 맞추어 한 주간에 하루를 정해 놓는다. 그 날에는 다른 날에 하는 일과를 잊기로 한다. 모임을 약속하거나 친구를 만나지도 않는다. 다만, 집안 청소, 요리, 빨래, 먼지 떨기 같은 단순한 일만 한다.
일단 집안 청소를 하여 깨끗해졌고 물건들이 제 장소에 놓여졌으면 천천히 목욕을 한다. 그 다음엔 차를 준비하여 마신다. 경經을 읽거나 친구들에게 편지를 쓸 수도 있겠다. 경을 읽거나 편지를 쓸 때에는 마음을 챙겨서 경의 본문이나 편지가 당신을 어디 다른 데로 데려가지 못하게 한다. 경을 읽을 때에는 자기가 경을 읽고 있음을 안다. 편지를 쓸 때에는 편지 쓰고 있음을 안다. 음악을 듣거나 친구와 이야기 할 때에도 그렇게 한다. 그 다음엔 호흡 수련을 위해 산책한다. 하루 동안에 30분에서 45분쯤 걸리는 산책을 두 번 한다. 저녁에는 채소나 채소즙을 약간 만들어 먹는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한 시간쯤 앉아 있는다. 그리고 책을 읽는 대신 5분에서 10분쯤 완벽한 휴식을 위한 명상법을 수련한다. 언제나 자기 호흡의 주인이 된다. 눈을 감고 복부와 가슴의 오르내림을 살피면서 부드럽게 숨을 쉰다.(숨이 너무 길지 않도록 한다). 그 날에는 모든 동작을 다른 날보다 갑절로 느리게 한다.
- 상호의존성에 대한 묵상
당신의 어렸을 적 사진을 마련한다.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앉는다.
호흡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스무 번쯤 쉰 뒤에 앞에 놓여 있는 사진을 들여다본다.
그 사진을 찍었을 때의 당신을 구성했던 오온을 재생하여 다시 살려본다.
그 때 당신의 육체적 특징, 당신의 느낌, 지각知覺, 정신작용, 의식을 되살려낸다.
계속 호흡을 따라간다.
당신의 추억이 당신을 꾀어내거나 지배하지 못하게 한다.
이 명상을 15분쯤 계속한다.
그러는 동안 계속 빙그레 웃는다.
이제 마음을 현재의 당신한테로 모은다.
지금 이 순간의 당신의 몸, 느낌, 지각. 정신작용, 의식에 집중한다.
당신을 구성하고 있는 오온을 본다.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이, 부드러운 흙에 깊이 묻혀서 물기에 젖어드는 씨앗처럼 당신 안에 깊숙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질문이
왔다갔다 하는 당신 두뇌로 생각해 낼 수 있는 추상적인 질문이어서는 안 된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당신의 지능에 제한된 질문이 아니라 오온 전체에 해당된 질문이다.
머리로 대답을 궁리하지 않는다.
10분쯤 묵상을 하는데 철학적 사변에 빠져들지 않도록 가벼우면서도 깊은 호흡을 유지한다.
- 당신 자신
어두운 방 안이든지 아니면 강변이든지 어디든지 혼자일 수 있는 곳을 택한다.
자신의 호흡을 지켜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이제 내 손가락으로 나를 가르키겠다.'
그런 다음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르키는 대신 맞은편 쪽을 가르킨다.
당신 몸 밖으로 나와있는 당신 자신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몸이 당신 눈 앞에 나무 모양으로, 풀잎 모양으로, 강물 모양으로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우주 안에 있고 우주가 당신 안에 있음을 묵상한다.
우주가 있으면 당신이 있는 것이고, 당신이 있으면 우주가 있는 것이다.
태어남도 없고 죽음도 없다.
옴도 없고 감도 없다.
빙그레 웃는다.
호흡을 지켜보면서 10분에서 20분 명상을 계속한다.
- 당신 해골
침대나 마룻바닥, 아니면 풀밭에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눕는다.
베게는 베지 않는다.
호흡을 지켜보기 시작한다.
당신 몸에 남아있는 것은 땅 위에 누워있는 백골白骨뿐이라고 상상한다.
계속 빙그레 웃으며 호흡을 따라간다.
당신을 장사지낸 지 80년이 흘러 살점은 모두 분해되었고 해골만 남아 있다고 상상한다.
머리뼈, 등뼈, 갈비뼈, 엉덩이뼈, 팔다리뼈, 손가락뼈, 발가락뼈를 자세히 살펴본다.
계속 빙그레 웃으며 가볍게 숨을 쉬고 몸과 마음을 고요하게 내버려둔다.
당신의 해골이 당신이 아님을 본다.
당신 육신은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생명과 하나가 되어 나무, 풀, 다른 사람들, 새, 짐승들 속에서 하늘과 바다에 영원히 산다.
당신 해골은 당신의 한 부분 일 뿐이다.
당신은 모든 곳, 모든 때에 현존한다.
당신은 몸뚱이나 느낌, 생각, 행동, 지식만인 존재가 아니다.
20분에서 30분 명상을 계속한다.
- 당신이 태어나기 전의 참모습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로 호흡을 따라간다.
당신의 삶이 시작된 지점인 A에 의식을 집중한다.
거기가 바로 당신의 죽음이 비롯된 곳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당신의 삶과 죽음이 같은 시점에서 시작되었음을 본다.
'저것'이 있어서 '이것'이 있다.
저것이 없었으면 이것도 없었을 것이다.
삶과 죽음이 서로 기대어 존재함을 본다.
하나가 다른 하나의 바탕이다.
당신 자신이 동시에 삶이면서 죽음임을 본다.
삶과 죽음은 적수가 아니라 같은 실재의 두 얼굴이다.
이제 그 두 현상이 끝나는 지점인 B에 의식을 집중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죽음이라 하는데 잘못된 말이다.
거기가 당신의 삶과 죽음이라는 두 현상이 끝나는 곳임을 본다.
A와 B사이에 아무 차이점이 없음을 본다.
A이전과 B이후의 당신 참모습을 참구한다.
'[앎-識] > on 명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틱 낫한] '마음 모음' 명상 - 5 (0) | 2008.08.06 |
---|---|
[틱 낫한] '마음 모음' 명상 - 4 (0) | 2008.08.06 |
[틱 낫한] '마음 모음' 명상 - 2 (0) | 2008.08.06 |
[틱 낫한] '마음 모음' 명상 - 1 (0) | 2008.08.06 |
갈 곳을 정하지 말라 - 라즈니쉬 (0) | 2008.08.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