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터미날에 나가면
아직도 파김치 올라온다
고속버스 트렁크를 열 때마다
비닐봉지에 싼 파김치 냄새
텃밭에서 자라 우북하였지만
소금 몇 줌에 기죽은 파들이
고춧가루를 벌겋게 뒤집어쓰고
가끔 국물을 흘린다
호남선 터미날에 나가면
대처에 사는 자식들을 못 잊어
젓국에 절여진 뻣뻣한 파들이
파김치되어 오늘도 올라온다
우리들 어머니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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