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그러한 2012. 5. 8. 16:08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 이해인



어디에  계시는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안은 어머니.

당신의 고통 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이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요.

기쁨보다는 근심이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많은
어머니 언덕길에선
하얗게 머리 푼 억새풀처럼
흔들리는 슬픔도 모두 기도가 됩니다.

삶이 고단하고 괴로울 때
눈물 속에서 불러보는
가장 따뜻한 이름 어머니
집은 있어도
사랑이 없어 울고 있는
이 시대의 방황하는 자식들에게
영원한 그리움으로 다시 오십시오  어머니.

아름답게 열려 있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실패했던  어제의  기억을 묻고

우리도 이제는 어머니처럼
살아있는  강이 되겠습니다

목마른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푸른  어머니가  되겠습니다

'[쉼-息] > 빈자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 랑 - 전봉건   (0) 2012.05.10
뿌리에게   (0) 2012.05.10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때   (0) 2012.05.04
그대 있음에  (0) 2012.04.25
너를 기다리는 동안   (0) 2012.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