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그러한 2012. 5. 20. 20:11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一生을 살아갔다.

네가 본 건, 지붕 덮은
쇠 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 항아리.

아침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 없이 맑은 永遠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畏敬를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리 찢고
티 없이 맑은 久遠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憐憫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 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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