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둥근 가족

그러한 2013. 7. 2. 13:46

 

 

둥근 가족

 

- 이진수

 


저 호박들,
내 가족 같구나
얼굴 생김새도 그렇고
둥글둥글 애쓰는 모습이
부모형제 닮았구나


알고 있으리라
저처럼 호박이 되어
먼 길 굴러가는 식구들
모나지 않았지만
둥근 것도 아니어서
한세상 늦도록 부딪히며
길 가는 것이 얼마나
발바닥 쑤시는 일이고
돌아누워 주무르는 일인지
밤새 앓기도 하리라


호박 같이 둥근,
둥글지 않은 세상을
덜컹덜컹 끝도 없이 걸어서
마침내 집에 돌아와
주렁주렁 열린
나의 가족들!

 

'[쉼-息] > 빈자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보고 싶다   (0) 2013.07.11
부러지지 않는다   (0) 2013.07.02
동네 뒷산도 좋아라  (0) 2013.07.02
그래서 당신   (0) 2013.06.18
그냥 좋은 것   (0) 2013.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