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10월(시월) 엽서

그러한 2013. 10. 8. 14:03

 

 

10월(시월) 엽서

 

- 이해인


 

사랑한다는 말 대신
잘 익은 석류를 쪼개 드릴게요
좋아한다는 말 대신
탄탄한 단감 하나 드리고
기도한다는 말 대신
탱자의 향기를 드릴게요
푸른 하늘이 담겨서
더욱 투명해진 내 마음
붉은 단풍에 물들어
더욱 따뜻해진 내 마음
우표 없이 부칠 테니
알아서 가져가실래요
서먹했던 이들끼리도
정다운 벗이 될 것만 같은
눈부시게 고운 10월(시월) 어느날

 

'[쉼-息] > 빈자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를 사랑하라   (0) 2013.10.29
국수가 먹고 싶다   (0) 2013.10.15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0) 2013.10.08
그대에게 물 한 잔   (0) 2013.09.27
사랑을 하면   (0) 2013.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