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는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을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쉼-息] > 빈자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꽃 (0) | 2013.10.29 |
---|---|
나를 사랑하라 (0) | 2013.10.29 |
10월(시월) 엽서 (0) | 2013.10.08 |
위대한 것은 인간의 일들이니… (0) | 2013.10.08 |
그대에게 물 한 잔 (0) | 2013.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