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모닥불

그러한 2016. 3. 13. 15:39

 

 

모닥불

 

- 백 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짚검불도 가랑잎도 머리카락도 헝겊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 짗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장문(장문)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장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닥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쌍하니도 뭉둥발이가 된 슬픈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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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기오리: 새끼줄

*갓신창:가죽신 바닥에 댄 창, '갓 신'은 가죽신의 고어

*개니빠다: 개의 이빨 '니빠디'는 이빨의 평양방언

*너울쪽: 널판지

*짚검불: 지푸라기

*닭의짗: 닭의 깃털

*제당: 향초으 최고 어른에 대한 존칭

*초시:과거의 첫 시험에 급제한 사람, 또는 한문을 좀 아는 유식한 양반을 높여 부르는 말

*문장: 문중에서 향렬과 나이가 제일 위인 사람

* 갓사둔: 새사돈

*불상하니도 : ' 불쌍하니도'의 고어

* 뭉둥바니: 몽동발이, 딸려 붙었던 것이 다 떨어지고 몸뚱이만 남은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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