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삼천포 (三千浦)

그러한 2019. 2. 15. 14:34



삼천포(三千浦)

― 남행시초(南行詩抄) 4

- 백   



졸레졸레 도야지새끼들이 간다
귀밋이 재릿재릿하니 볏이 담복 따사로운 거리다
  
재ㅅ덤이에 까치 올으고 아이 올으고 아지랑이 올으고
  
해바라기하기 조흘 벼ㅅ곡간 마당에
벼ㅅ집가티 누우란 사람들이 둘러서서
어늬 눈 오신 날 눈을 츠고 생긴 듯한 말다툼 소리도 누우라니
  
소는 기르매 지고 조은다
  
아 모도들 따사로히 가난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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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릿재릿하니 : 간지러운 느낌을 나타내는 말. '자릿자릿하니'보다 어감이 작다.

* 츠고 : 치고. '츠다'는 '치다'(불필요하게 쌓인 물건을 파내거나 옮기어 깨끗하게 하다)의 고어. 평북 방언.

 * 기르매 : '길마'의 평북 방언. 짐을 싣거나 수레를 끌기 위하여 소나 말 따위의 등에 얹는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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