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三千浦)
― 남행시초(南行詩抄) 4
- 백 석
졸레졸레 도야지새끼들이 간다
귀밋이 재릿재릿하니 볏이 담복 따사로운 거리다
재ㅅ덤이에 까치 올으고 아이 올으고 아지랑이 올으고
해바라기하기 조흘 벼ㅅ곡간 마당에
벼ㅅ집가티 누우란 사람들이 둘러서서
어늬 눈 오신 날 눈을 츠고 생긴 듯한 말다툼 소리도 누우라니
소는 기르매 지고 조은다
아 모도들 따사로히 가난하니
^^------------------------------------------------------------------------
* 재릿재릿하니 : 간지러운 느낌을 나타내는 말. '자릿자릿하니'보다 어감이 작다.
* 츠고 : 치고. '츠다'는 '치다'(불필요하게 쌓인 물건을 파내거나 옮기어 깨끗하게 하다)의 고어. 평북 방언.
* 기르매 : '길마'의 평북 방언. 짐을 싣거나 수레를 끌기 위하여 소나 말 따위의 등에 얹는 안장.
'[쉼-息] > 빈자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사랑한다면 (0) | 2019.02.15 |
---|---|
창원도(昌原道) (0) | 2019.02.15 |
Splendor in the grass (0) | 2019.01.23 |
스물다섯 스물하나 (0) | 2019.01.22 |
Going Home (0) | 2018.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