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어찌 그리 참을성도 없습니까
참을성이 없으니 자꾸 공격적으로 되는 겁니다.
공격하고 주장하고 하니, 가만히 바라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으며, 깊이 느껴 볼 수가 없는 거지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안이라는 것에 닿고만 싶으니 미친 듯이 허우적거리는 것입니다.
피안이라는 것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면서 말이지요.
아마도 차안이라는 것이 바로 피안일 것입니다.
그러니 선생은 지금 오히려 피안에서 멀어지고 있는 거지요.
제가 한 마디 하겠습니다만, 허우적거리지 마세요.
이 말이 선생더러 그냥 무덤덤히, 흐리멍텅하게,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선생은 아무런 지적 작용도 없이, 아무 선택도 없이
그냥 수동적으로 알아채기만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는 무엇이 어찌 되는지 가만히 보세요.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겠지요,
그러나 그 종소리가 다시 울리기를 기대한다거나, 그 당시의 느낌과 기쁨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란다면,
선생은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허우적거리며 가게 되는 겁니다.
조용히 있는다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허우적거리게 되면 그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는 거지요.
마음이 고요하려면 선생의 모든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오로지 비어 있음 속에서만이,
완전히 텅 비어 있는 속에서만이 어떤 새로운 것이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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