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란 정신이 이미 알려져 있는 것들에 대한 허무함이다.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은 과거를 가리킨다.
허무하게 함은 축적의 마지막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아무것도 축적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과거의 일은 다만 현재에 있어서, 그리고 더우기 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실상 그 자체에 알맞는 행위에 의해 허무하게 된다.
과거란 결론으로부터 결론에 이르는 작용이며,
결론에 의해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판단하는 일이다.
무릇 판단이라 함은 모두 과거나 현재의 여하를 불문하고 결론과 다를 바 없으며,
더우기 결론이야말로 이미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정신을 끊임없이 허무하게 함을 방해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은 의지적 행위이며
의지의 작용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계속 시키는 일이므로,
그 때문에 의지적 행위에 의해서는 결단코 정신을 허무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허무한 정신은 이쪽에서 서둘러 받아들이거나 할 수는 없다.
그것은 사고가 --- 사고하는 중심으로 사고하는 사람이
스스로의 사고를 깨닫는 의식적인 형태를 취하지 않고 ---
그 자신의 갖가지 활동을 자연스럽게 깨달았을 때 비로소 비롯된다.
명상이란 피할 수 없는, 현재 존재하고 있는 순수함이며,
그 때문에 그것은 항상 <다만 홀로> 존재해야 한다.
사고에 의해 오염되지 않고 전적으로 다만 홀로 존재하는 정신은 축적되지 않는다.
그와 같이 정신을 허무하게 하는 영위는 언제나 현재에 있어서 행해진다.
왜냐하면 다만 홀로 존재하는 정신에 있어서는
미래라는 과거의 투영물이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명상은 하나의 운동이며 도달할 수 있는 결론도 아니려니와, 또한 목적도 아니다.
'크리슈나무르티(K) > 길 없는 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리의 법열 속에 (0) | 2008.05.13 |
---|---|
추구하는 까닭은 (0) | 2008.05.13 |
마음이 열려 있을 때 (0) | 2008.05.13 |
완전한 자유 (0) | 2008.05.13 |
다만 홀로 있을 때 (0) | 2008.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