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혹이 일어날 때는 어떻게 합니까? 어떤 날은 수행 자체에 의혹을 품게 되고, 자신의 계발이나 스승에 대한 의심으로 괴로워지기도 합니다.
답 의혹을 품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사람들은 으레 의혹을 품은 채로 수행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의혹을 품는 가운데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의심하는 마음을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이지요. 즉 의혹은 가지되 사로잡히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끝없이 맴돌게 할 테니까요. 그 대신 의혹을 느끼고 방황하는 과정을 빠짐없이 지켜보십시오. 의심하는 자가 누구인지를 보십시오. 의심이 어떻게 와서 가는지를 보십시오.
그리하면 자신이 의혹 때문에 희생당하는 일은 없게 될 것입니다. 스스로 의심에서 빠져 나와 마음이 가라앉게 되면서, 모든 일이 어떻게 일어나 사라지는지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집착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놓아 버리십시오. 의심하는 마음을 놓아 버리고 다만 지켜보기만 하십시오. 이것이 의심을 제거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문 욕망과 성냄 같은 번뇌는 환(幻)입니까? 아니면 실체입니까?
답 양쪽 다입니다. 우리들이 탐· 진· 치라고 부르는 번뇌들은 표면상 나타난 이름과 모양들입니다. 그것은 마치 발우를 보고 크다, 작다, 예쁘다 하는 것과 같지요. 큰 발우를 원하는 사람은 기존의 발우를 보고 작다고 할 것입니다. 갈애 때문에 우리는 그런 개념들을 만들어 냅니다.
갈애는 차별심을 일으키지만, 진리는 그저 있는 그대로일 뿐이지요. 예를 들어 봅시다. 그대는 남자입니까? 그렇다고요? 그것은 사물의 겉모습일 뿐입니다. 그대라는 존재는 실상 원소들의 결합, 즉 변화하는 집합물의 모임일 따름입니다. 해탈한 마음은 차별심을 내지 않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것을 ‘아나따(anatta)’ 즉 무아라고 합니다.
하지만 궁극에는 아(我)도 없고 무아(無我)도 없습니다.
'[앎-識] > 위빠사나(명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짠차 문답] 수행자에게는 어느 정도의 수면이 적당할까요? (0) | 2008.05.17 |
---|---|
[아짠차 문답] 진심(嗔心)이 일어날 때는 마음을 어떻게 닦아야 할까요? (0) | 2008.05.17 |
[아짠차 문답] 마음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0) | 2008.05.17 |
[아짠차 문답] 망상 때문에 수행에 진척이 없습니다. (0) | 2008.05.17 |
[아짠차 문답] 아직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0) | 2008.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