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달개비꽃 그늘에 슬픔을 포갠

그러한 2008. 6. 26. 14:31

 

 
달개비꽃 그늘에 슬픔을 포갠

                                         - 솔솔

달개비꽃 그늘만큼 웅크리고 설핏 잠든, 햇살 한줌 쥔 손 가슴에 모은,
하얀 무릎에 슬픔을 포갠, 벗겨진 고무신 가득 지난날 고이게 한,
눈가에 맴도는 그리움 위로 달개비 꽃잎 젖어들게 한,

손을 뻗지 말아요
그리운 것들은 손에 닿지 않기에 손 둘 곳을 잃게되요
너무 멀리 따라가지 말아요
혼자 돌아오는 길에 달개비 꽃잎 같은 마음 하롱하롱 흘려야해요
슬픔을 안으면 젖은 몸을 말려주느라 마음이 힘들게되요
햇살 쥔 손 펴 훠이훠이 산자락 울먹이게 할 노을로 풀어주세요
이제그만 눈을 뜨고, 눈가에 젖은 달개비꽃 등불삼아 내려가야지요
잎 겨드랑이에서 피어난 줄기 끝, 그대 아픔처럼 매달린 달개비꽃 그늘 아래, 
그토록 습진곳에 귓볼을 포개고 잠들면 안되요
너무 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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