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달개비꽃 그늘에 슬픔을 포갠 - 솔솔달개비꽃 그늘만큼 웅크리고 설핏 잠든, 햇살 한줌 쥔 손 가슴에 모은,하얀 무릎에 슬픔을 포갠, 벗겨진 고무신 가득 지난날 고이게 한, 눈가에 맴도는 그리움 위로 달개비 꽃잎 젖어들게 한,손을 뻗지 말아요 그리운 것들은 손에 닿지 않기에 손 둘 곳을 잃게되요너무 멀리 따라가지 말아요혼자 돌아오는 길에 달개비 꽃잎 같은 마음 하롱하롱 흘려야해요슬픔을 안으면 젖은 몸을 말려주느라 마음이 힘들게되요햇살 쥔 손 펴 훠이훠이 산자락 울먹이게 할 노을로 풀어주세요이제그만 눈을 뜨고, 눈가에 젖은 달개비꽃 등불삼아 내려가야지요잎 겨드랑이에서 피어난 줄기 끝, 그대 아픔처럼 매달린 달개비꽃 그늘 아래, 그토록 습진곳에 귓볼을 포개고 잠들면 안되요 너무 졸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