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짧은 노래

그러한 2008. 6. 28. 12:44

 

 

벌레처럼
낮게 엎드려 살아야지
풀잎만큼의 높이라도 서둘러 내려와야지
벌레처럼 어디서든 한 철만 살다 가야지
남을 아파하더라도
나를 아파하진 말아야지
다만 무심해야지
울 일이 있어도 벌레의 울음만큼만 울고
허무해도
벌레만큼만 허무해야지
죽어서는 또
벌레의 껍질처럼 그냥 버려져야지


- 류시화

'[쉼-息] > 빈자의 양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은 지금 여기에  (0) 2008.06.28
작은 대나무다리 위에서  (0) 2008.06.28
인생 거울  (0) 2008.06.28
꽃의 노래  (0) 2008.06.28
한 걸음씩  (0) 2008.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