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초라한 판잣집에 사는 나는

그러한 2008. 6. 28. 13:46

 

초라한 판잣집에 사는 나는
햇살에 반짝이는
이웃집의 화려한 정원을
바라보았지.
나는 스스로를 가난하다고 생각했고
주린 배를 움켜쥐고 집집마다 구걸을 다녔지.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먹을 것을 건네줄 때마다
나는 나의 빈 밥그릇을
더욱 절실하게 의식할 수 밖에 없었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내 집 문이 열리더니
그대가 들어와
적선을 부탁했지.

절망스런 심정으로 내 밥그릇 뚜껑을 열어본 나는
내가 얼마나 부자인지를 알고
깜짝 놀랐지.


- 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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