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의 차이점
개발도상국(제3세계)에서의 공통적인 현상이겠지만(?) 이 곳도 시간에 대한 관념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출퇴근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아 아침에 특정시간 이후에 출근하는 직원은 정문에서 제지를 받고 장관에게 보고되는데, 인사상의 불이익 등은 없어서 실효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단원의 경우도 교육 대상 직원들이 늦게(30분-1시간) 오는 경우가 많아, 교육 일정에도 차질이 있고 불필요한 언쟁이 오가는 경우도 있다. 또 같이 작업을 하기로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아 며칠씩 사람을 찾아 다니며 일을 한 경험도 있다. 물론 성실히 맡은 바 일을 수행하는 직원들이 더 많지만, 기본적으로 바쁠 것이 없고 오늘 못하면 내일, 내일 못하면 그 다음날 하면 된다는 생각이 의식에 깔려 있는 듯 하다.
같은 맥락에서, 행정 처리도 무척 느린 편이고 결재 선상의 최종 위치에 있는 장관의 결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어렵게 결재가 올라가서는 반려되어 다시 몇 번의 같은 과정을 거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예산/물품과 관련된 사항은 장관이 부재중이면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 좋을 정도이다.
너무나 경쟁적인 한국사회에 비해 상호간에 크게 경쟁할 필요가 없어서 그런지 직원간의 유대는 좋은 편이다. 동료 직원의 애경사에는 부처 전체가 거의 빌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모이기 좋아하는 이 곳 사람들의 습성도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해외사무소와의 업무협조관계
활동국에는 현재 해외사무소가 설치되어 있지 않고 정부파견의사로 활동 중이신 K박사님이 '현지지원요원'으로서 단원들의 활동을 지원/관리하고 있다. 2주마다 한 번 공식적으로 현지지원요원 댁에 모여 식사를 같이 하며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활동을 나름대로 점검하고 있으며, 특히 단원에게는 '생존음식'이 아닌 진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현재 단원들이 모두 같은 지역에서 활동 중이고 많은 수가 아니므로(4명), 단원간이나 현지지원요원 사이에 큰 문제없이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또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활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인하는 작은 갈등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봉사단원이라는 신분으로 파견된 상황과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을 적절히 조정해 나가다 보면 많은 문제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공식 및 비공식 외국어 습득 정도
활동이나 생활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현지어이므로 가용시간의 많은 부분을 언어 공부에 할애하고 있다.
프랑스어의 경우, 출근 전 시간이나 활동기관에서의 자투리 시간에 교재 등을 이용/습득하고, 생활 속에서 표현을 활용하고 익히는 방법을 쓰고 있다. 1년 반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돌아보면, 중하(Pre-Intermediate)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것 같다.
영어의 경우, 현지의 어학원에 등록하여 근무를 마친 후 오후 가용시간의 대부분을 학원에서 보내며 언어 습득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중상(Post Upper-Intermediate) 레벨로 수강 중인데 실제 실력이 그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언어문제는 늘 부족하다는 느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날마다 새롭게 일어서게 하고 동기를 자극해 주는 점도 있다. 또 조금씩 의사소통이 원활해짐에 따라 이들의 입장에서 현지를 이해하는 시각이 차츰 열리는 것을 느끼고, 좀 더 깊이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에피소드
이 곳 사람들은 대체로 가난하고 외국인들은 상대적으로 부유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무엇을 받거나 요구하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나 주저함이 없는 편이다. 어찌 보면 '나 보다 더 많이 가졌으니 내가 요구하는 것이나, 나누어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도 하다. 근무처의 직원이나 학원의 동급생으로부터의 택시비 요구로 인해 다소 당혹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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