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솔솔님 글

[스크랩] 아버지와 딸-기침-

그러한 2008. 8. 30. 13:10
오랜만에 친정집엘 갔더니
박꽃 같은 우리 부모님 적적하기도하고
용돈이나 하신다며 방 하나 막아 세 놓았네.

그날 아버지와 한 방에서 잠을 잤는데
아버지 밤새 기침을 하시네.
행여 잠든 딸 깰까 조심스러워 마른기침 삼키시네.
딸이 잠 못 드는걸 아시면
아버지의 조린 가슴 더욱 아파 오실까봐
깨어 있었지만 뒤척일 수가 없었네.

못난 자식들 키우시느라
아픔이 먼지처럼 쌓여있을 아버지의 가슴을 생각하며
흐르는 눈물을 꾸역꾸역 삼키느라 밤새 한잠도 못 잤네.

아버지와 나는 충혈 된 눈으로 아침을 맞이 했지만
가슴 가득 흐르는 뜨거움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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